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를 겨냥한 25% 관세 부과를 상당 부분 연기하면서 캐나다 역시 보복을 미루기로 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도미니크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날 1250억캐나다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적용하는 추가 보복 관세의 시행을 4월 2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300억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이미 시행한 1단계 보복 관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트럼프는 4일 0시 1분을 기해 캐나다·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했다. 트럼프는 3국이 맺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무시하고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동시에 이웃한 두 국가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이 미국으로 흘러드는 상황을 막지 못했다며 펜타닐 문제 해결까지 관세로 공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같은날 펜타닐 제조국으로 지목된 중국에게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으며, 이로써 중국이 펜타닐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얻어맞은 보복 관세율은 지난 2월 10%에 이어 총 20%로 늘어났다.
캐나다와 중국은 즉각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 추가로 대응했다. 멕시코도 보복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9일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캐나다는 일단 300억캐나다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한 뒤, 미국이 관세 부과를 물리지 않으면 21일 후 1250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6일 백악관에서 캐나다·멕시코에 관세를 적용하되 USMCA로 관세 혜택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4월 2일까지 관세 시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의 25% 관세가 적용되는 무역품의 범위는 상당 부분 줄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해 무역 통계상 멕시코산 수입품 중 USMCA 적용 대상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거의 반반이고, 캐나다산 수입품은 38%가 USMCA 적용 대상이며, 62%가 비대상이라고 소개했다.
6일 트럼프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에 올린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나는 멕시코에 USMCA에 해당하는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요구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라면서 "이는 4월 2일까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시행에 대해 “조정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다음 주에 발효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는 동맹을 노린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최근 하락세를 보였고, 6일에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갑자기 뒤집으면서 불확실성 우려로 급락했다. 트럼프는 증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들 다수는 세계화를 추종하는 나라들과 기업들이며 그들이 수년 전 우리한테서 뺏어간 것을 우리가 되찾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전처럼 잘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시장의 반응 때문에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시장과 관련이 없다. 난 시장을 보지도 않는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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