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IARC가 다음 달 14일 아스파탐을 처음으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2B군)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스파탐은 최근 설탕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다른 물질에 대한 유사한 IARC의 판단으로 해당 물질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제조업체는 물질을 교체하는 등 파장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평가해오고 있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 분류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 물질이며 담배·석면·다이옥신·벤조피렌·가공육 등이 해당한다. 그 바로 아래인 2A군은 '발암 추정' 물질로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속한다. 아스파탐이 속할 예정인 2B군엔 납·쿠멘·디곡신·이소포론 등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RC는 이번 검토 과정에서 1300건의 연구를 평가했다. 아스파탐에 관한 연구는 수년 동안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앞서 200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쥐에게 발생한 암이 아스파탐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프랑스에선 성인 10만 명을 대상으로 관찰 연구를 진행했더니 아스파탐을 포함한 인공감미료를 다량 섭취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아스파탐이 발암 위험을 더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거나 연구의 방법론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IARC와 가까운 소식통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는 것은 더 많은 연구를 촉진하고 소비자와 관련 기관, 제조사들이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감미료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IARC는 식품 안전기구가 아니며 IARC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WHO 산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981년 이후 아스파탐이 일일 제한량 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해왔다. 예를 들어 몸무게 60㎏의 성인은 하루에 12∼36캔의 제로 탄산음료를 마셔야 위험하다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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