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흙탕물이 도시를 삼켰다. 삽시간에 3m 높이로 불어난 물에 건물은 지붕만 남긴 채 물 속에 잠겼고, 주민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지켜온 집을 버린 채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은 가장 높은 건물 옥상에 올라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다. 일부는 그마저도 포기한 채 침수된 집과 함께 남기를 택했다.
전쟁에 홍수까지, ‘겹재난’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를 덮쳤다. 러시아군이 통제 중이던 드니프로강 카후오카댐이 원인불명의 폭발로 파괴된 지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인근 주민들은 필사적인 탈출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최소 3명, 러시아 통제지역에서 최소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도 러시아는 이 일대 주거지역에 포격을 가해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까지 약 4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댐 파괴로 약 4만여명이 홍수 위험에 처했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십만명의 주민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며 주민 대피와 함께 식수 공급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강의) 맞은편에서도 익사한 시신이 떠내려가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러시아군이 동쪽 지역에서 주민들을 구조하려는 우크라이나 구조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토부는 29개 마을이 완전히 침수됐으며, 이 가운데 19개 마을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전체가 물폭탄으로 휘청이는 상황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하루 동안 러시아군이 헤르손 민간인 주거지역에 70발의 총격을 가한 것을 포함해 대포와 박격포, 드론 등으로 총 9차례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대피를 거부한 채 침수된 집과 함께 남기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조구호기구(CARE)의 셀레나 코자키예비치는 CNN에 “대피를 거부한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노인이며, 이들은 1년 이상 이어진 전쟁으로 집을 떠났다가 최근 돌아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헤르손시는 지난해 8개월간 러시아의 점령을 받았고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이후에도 강 동쪽 러시아 점령지에서 포격이 계속되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역주민들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비옥한 곡창지대로 꼽혔던 헤르손주가 황폐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 세르히 리토바스키는 “빠르게 물이 빠지는 이곳 토양은 관개 시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면서 “물이 없으면 아무도 이곳에서 살지 못할 것이고, 이 유산은 수십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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